떠나있기 - 3

한국에 돌아온 지 2주가 지났다. 3초 정도 평화롭고 3초 정도 우울하고 3초 정도 3초에 대해 생각한다. 프라하와 베를린의 술꾼 떠올린다. 마음을 굴린다. 또르르

너는 변방을 좋아하는 편입니까? 나는 공연장 구석에서 미러볼 보는 사람. 이어 플러그 꼽고 고백을 하거나.

싫은 사람은 여전히 싫고 좋은 사람은 더 좋아져 견디기 어렵고, 익숙함이 싫어 떠나고 또 익숙해지고

외국에서 무엇을 했나. 외로운 사람 많이 봤다. 이곳과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내 외로움이 잠깐씩 소거됐다. 어떤 수학처럼 명쾌했다. 그것이 좋았다.

사람을 모으는 사람. 사람을 모으고 이곳 저곳에 버리는 사람.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사랑을 사랑하는 사람. 베를린 작은 공연장에서 술을 마시다 좋은 집에 초대받아 입에다 코에다 폐에다 이것저것 쑤셔넣고 춤 추는 사람 바라보는 사람. 지붕 위에 앉아 태양을 보는 사람. 사다리를 배치하고 마음으로 우는 사람. 빌 프리셀 비판하는 사람. 짐승 좋아하는 사람. 한국에도 있는 사람. 아무것도 기념하지 않는 것을 기념하는 사람.

작업 테이블은 떠나기 전에 이미 휘어있었다. 돌아오니 더 휘어있었다. 기분이 좋아 테이블을 치워버렸다.

나는 평평한 것이 휘어질 때까지 그것을 바라보는 편입니다. 너는 평평합니까?

밤새 걷고 또 걸었다. 음악 듣고 사진 찍고. 무섭기도 했고 아들이 좀 보고싶었다. 포스트 펑크에 대해 생각했고, 확신에 찬 사람은 무섭다고 다시 확신했다.

좋은 곡을 만들고싶다. 늘 그런 생각 한다. 네덜란드에서 육체가 감각을 가진 불길한 쇠파이프 같다고 생각했다. 그 통 속에서 텅 텅 텅 튕기는 탁구공같은 영혼.

무엇이든 상관없고 잘 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 좋겠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떠난 곳에서 다시 떠나고 싶다고 빈정거리는 나도 있고.

2022년 8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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